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키보드를 잡게 되었군요. 목요일쯤 되니 주초 계획했던 플랜들이 하나하나 결실을 맺어가고 있습니다. 플래너에 꼽표 쳐가면서 하루하루를 바삐 살아보니 아주 뿌듯하고, 성취감도 듭니다. 제가 시계를 업으로 하면서도 지속적인 취미로 이어갈수 있는건 모두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시계는 최초의 5세대급 오데마피게입니다. 그것도 무려 로얄오크의 원조격인 점보네요. 앞서서 1위 제조사에서 한번 만들었었는데 두께도 정확하게 잡지 못하고, 15450과 15400마감을 답습하는 모습을 보이며 다소 실망을 안겨줬던 모델입니다. 이번에 다른 제조사에서 제조하며 천천히 검증기간을 두고 검증 후 블로그를 통해서 리뷰할수 있게 되었는데, 미리 말씀드리자면 최초의 5세대급 로얄오크라고 판단되는 모델입니다. 흥미로운 프로덕션 함께 보시죠.
이게 무슨 시계냐?
오데마피게? 일반인들에겐 그냥 뽑기시계.
지금 큰 인기를 구가하고있는 로얄오크 시리즈의 원조죠. 39mm 점보입니다. 굉장히 얇은 두께에 큼직한 일체형 밴드사이즈로 인해서 과거 콩알만한 빈티지 손목시계가 주류였던 시절에 '점보'라는 이름을 가졌던 오
데마피게의 히트작입니다.
하지만 파격적인 모습들은 모두 옛 말일뿐, 이제 우리들의 눈에 익어버린 미친듯이 빛을 반사하는 각진 인덱스가 박힌 15450이나 15400과 같은 로얄오크들을 보다가 보면 점보의 라운드 루미노바 가드링은 다소 올드하고 심심해보이기도 합니다. 15450이나 15400보다 훨씬 수수한 느낌을 주는 시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찾는 이유는 역시 원조인데다가, 크게 유행을 타지 않는 제랄드 젠타의 원작 디자인이라는데 그 이유가 있지않나 생각 됩니다.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브랜드고, 사실 차도 롤렉스 데이저스트만큼의 피드백을 받기는 어렵죠. 말 그대로 나만 아는 몸짱형...... 그런 느낌?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ㅎㅎㅎ~^^
기존 1위제조사 로얄오크의 가장 큰 품질문제
이 제조사에서 현재 15450, 15400등은 제작하지 않고 오로지 당 모델인 15202만을 출시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기존의 4세대급 기득권 모델들이 가지고 있었던 가장 큰 스틸마감 문제는 광택과 일체감이었습니다. 소재가 다소 대비감이 강한 스틸이 사용 되었고, 헤어라인이 거칠게 잡혀서 부품과 부품이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아니라 시선이 분산되는 느낌이 강했죠.
반면 이번 점보의 경우 브레이슬릿 표면이 부드럽게 다듬어져있고, 텍스쳐가 촘촘하고 색상이 차가워서 반사대비가 강하고 부속간 규격이 타이트하게 설계되어서 유례없이 짱짱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마감적으로 결함요소역시 내포하고있어서 5세대급은 5세대급이지만 다소 아쉬운 요소가 존재하긴 하는데요. 이따 다뤄보겠습니다.
주목, 라이트플로우.
시계 쉐잎을 관찰할 때 일체감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이 빛의 흐름입니다. 명품시계들중 면이 투박한 시계들은 모서리에 유광 라이트플로우를 잡아주는 작업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지금 보고계시는 로얄오크가 그렇고, 가깝게는 IWC 포르투기저 시리즈의 케이스를 예로 들수도 있겠습니다.
투박한 무광 플레이트는 자칫 시계를 올드해보이고 텁텁해보이게 합니다. 이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고 좀 더 가운데로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화려함을 더해주기 위해서 로얄오크 브레이슬릿과 케이스 엣지에도 유광의 폴리싱 작업이 적용 되고 그 선이 시계 전체를 뱅 둘러친 형태로 디자인 되어있습니다. 로얄오크같은경우 현재 보고계시는 글 단락 위아래 사진을 자세히 관찰해보시면 아웃라인의 유광면적이 시계 전체를 꽉 잡아주고있다는걸 알 수 있으실 겁니다. 이 요소가 눈에 들어오셨다면 그 다음은 플레이트 헤어라인입니다.
앞서서 브레이슬릿 입자감이 촘촘하고 표면이 부드럽게 다듬어져있다고 말씀 드렸죠. 기존 제조사의 경우 모두가 이부분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헤어라인이 너무 거칠거나, 입자감이 너무 러프하거나 둘 중 하나 혹은 둘을 모두 결점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반면 이 점보같은경우 완전히 다른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헤어라인이 잡혀있지만 아주 소프트하게 잡혀있고, 드디어 로얄오크 브레이슬릿에서 플레이트 판의 정갈한 반사광을 온전하게 느껴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면적은 아웃라인 폴리싱으로 꽉 잡혀있어서 시계를 손목으로부터 완벽하게 독립시킵니다. 좋습니다. 그런데 단점이 있습니다. 두 가지죠.
단점 첫 번째
위 사진의 케이스 헤어라인과 브레이슬릿 헤어라인을 자세히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케이스 헤어라인이 좀 더 러프하게 잡혀있다는걸 확인하실수 있을 텐데요, 오리지날 로얄오크는 사실 빛의 방향과 그림자의 강도에 따라서 스틸면이 브레이슬릿면처럼 보이기도 하고, 케이스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이 시계처럼 밴드와 케이스 헤어라인이 따로 놀지는 않죠. 제가볼땐 밴드 헤어라인보다는 조금 더 거칠고 러프하게, 케이스 헤어라인보다는 좀 더 정갈하고 부드럽게 헤어라인이 잡히면 좋을것 같습니다.
단점 두 번째
밴드의 컨버전트 키트들을 자세히 보시면 절삭면 마감이 깔끔하지 않습니다. 손가락으로 밴드 감촉을 천천히 느껴보면 모서리부의 마감이나 표면의 마감은 굉장히 부드럽게 해놓았음이 느껴지지만, 안쪽의 노치부분 절삭면 마감은 다소 지저분해보입니다. 물론 착용하고있는걸 알 수 있는 부분은 아니고, 높은 잣대의 기준이기 때문에 레플리카시계에게 거기까지 바라는게 무리일수도 있습니다만, 기존 1위제조사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보다는 깔끔한 프로덕션을 내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되겠습니다.
어쨋든 상기 두 가지 단점을 고려하더라도 굉장히 잘 만들어진 시계이기 때문에요. 적당히 넘어가주도록 합시다.
절삭면들의 마감상태는 확실히 기존 1위제조사를 압도하는 품질입니다. 케이스 사이드 마감 역시 아주 깔끔합니다. 모서리도 꽤 다듬어두어서 아주 날카롭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만족스러울만한 부분은 역시 두께죠. 실측해보니 8.2mm정도의 두께인것 같은데 정품의 두께가 8.1mm라는걸 고려했을때 스틸 스포츠 오토메틱시계를 이렇게까지 구현했다는것에 경외감이 들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무브먼트 개조로 인해서 다소 금액대가 비싸졌지만, 울트라씬 오토메틱 워치로써 충분한 값어치를 하는 시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브레이슬릿 사각둑 노치 마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케이스 사이드 마감상태는 발군입니다. 모서리까지 깔끔하게 마감 되었음은 기본이고, 규격. 광택감. 헤어라인까지 크게 나무랄 데가 없는 역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밴드 텐션
텐션은 1위제조사와 상당부 흡사한 느낌을 가지고있습니다. 밴드 코의 규격도 짱짱하기 때문인데, 15202의 경우 15450이나 15400보다 밴드의 두께가 얇기 때문에 텐션이 다소 뻣뻣하다 하더라도 착용감이나 심미성에서 큰 단점으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일단 밴드가 얇다보니 1위제조사의 15450, 15400보다는 좀 더 부드러운 텐션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클래스프에서 한 가지 아쉬운점을 또 지적해보자면, 1위제조사도 마찬가지지만 안쪽 브릿지 사이드마감이 철판을 썰어놓은 것처럼 러프합니다. 이건 현재 레플리카시계 가공의 한계이거나, 제조사의 원가절감으로 읽히네요.
각인의 상태, 무브먼트 브릿지의 문제점
클래스프 인사이드의 코팅로고부분 마감이 약간 지저분합니다. 요즘 1위제조사나 앞서서 15400을 만들었던 제조사 물건의 경우 훨씬 다듬어진 느낌을 받는데 이 제조사의 시계는 약간 갈색빛의 채도를 띄고있습니다. 음? 좀 의아하긴 한데 워낙 작은 부품이다보니 넘어가도록 합시다. 이외에 브레이슬릿이나 케이스 인그레이빙은 깊이감과 모서리상태, 표면상태 모두 깔끔한 편입니다. 이 시계의 품질에 큰 누를 끼치지 않습니다.
다만 무브먼트의 경우 조금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정조작이 아닌경우 내구성이 굉장히 떨어지는 무브먼트입니다. 정품과 동일한 방식으로 데이트휠을 조작할수 있는데, 오후 12시가 넘어가면 1일이 넘어가고, 이를 역방향 조작으로 8~9시까지 돌린 후 다시 오후12시를 넘기면 또다시 하루가 넘어가는 방식입니다. 허나 제가 100%장담컨데 이 시계, 그런 식으로 날짜 돌리면 금새 데이트휠이 씹히거나 고장이 발생할 겁니다. 체인지 기능의 지원여부와 관계 없이 그냥 분침 열심히 돌려서 자연스러운 체인지를 통한 조작을 해야만하는 시계입니다. 100%입니다.
로터가 회전한 후 마치 ASIA2813무브먼트와 흡사한 찍찍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베이스무브먼트가 그냥 중국제 8진동 오토메틱 무브먼트였을텐데, 근본이 어떤 무브인지 알수가 없네요. 어쨋든 두께를 구현하기 위해서 브릿지 데코레이션의 많은 부분을 희생 해야만 했습니다. 제네바 스트라이프 패턴이 빼곡하게 수놓아진 브릿지가 올라갔는데, 정품도 물론 같은 제원이지만 더 많은 무브먼트 기어들이 전면에 노출이 되는 형태인데 이를 동일한 형식으로 카피 하려다보니 정품보다 노출되어있는 기어의 갯수가 적고, 크기가 달라서 빈공간이 많이 생겼습니다. 이 때문에 무브먼트를 보면 조금 광활하게 떠있는 브릿지라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단에 페를라쥐 처리 되어있는 면적은 아래로 깊숙히 꺼져있어서 정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케이스백 코스메틱으로 느껴집니다. 당연히 별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니지만 알고만 계시면 좋겠네요.
아주 좋은 마감상태
네. 뭐 여기까지 언급했으니 큼직한 장단점들은 웬만한 건 다 짚어드린것 같습니다. 정확한 쉐잎, 깔끔한 라이트플로우와 플레이트, 촘촘한 소재에서 오는 정갈한 미러볼의 느낌은 유례없이 고급스럽습니다.
이제는 별 의미가 없는 다이얼 퀄리티
로얄오크 점보 다이얼요? 점보 뿐만이 아니라 오데마피게의 모든 타피스리 다이얼은 정품과 레플리카간에 넘을수 없는 벽이 존재합니다. 멀리서 볼땐 알기가 힘들겠지만, 정품 특유의 보송보송하면서 강한 광택감과 넓은 색상 베리에이션을 가진 다이얼은 레플리카시계가 과연 따라갈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일리하고 동시에 고급스럽습니다.
그래서 렙다이얼을 논할땐 정품 다이얼과의 차이점이 아닌 어느정도의 오일감으로, 얼마나 거칠지 않게 표현 했는지, 그리고 빛을 비췄을때 어떤 식으로 선레이를 표현하는지 등 전체적인 느낌을 봐야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 점보다이얼은 꽤나 쓸만 합니다. 전체적으로 채도가 낮은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규격에 큰 결함이 없고, 인덱스 핸즈의 야광도료 색상이 다르고 인덱스 야광도료의 경우 약간 초록색상을 띄고있는게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겠지만 워낙 좁은 면적이기 때문에 사실상 찬걸 보고 식별하는건 불가능합니다.
잘 만들어진 다이얼입니다. 보너스로 사진을 촬영해두진 않았지만 데이트휠 쓸만하게 나왔습니다.
사진으로 잘 담아지는 시계가 아닙니다. 실물 느낌에서 훨씬 큰 차이를 보이는 두 시계인데, 사진으로 보여드리고싶지만 참 진사의 촬영실력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낍니다. ㅜ.ㅜ!!
총평
최초의 5세대급 로얄오크입니다. 본문에서 지적했던 몇가지 요소들은 충분히 개선이 가능한 현실적인 부분들이지만 제조사에 직접적으로 피드백이 닿지 않을 확률이 높아서 큰 기대를 하기는 힘들겠습니다. 하지만 현재 출시된 수준으로만 봐도 상당한 품질로 출시가 되었고, 기존에 매니아분들이 고통스러워하던 두께나 베젤나사나 용두나 이것저것 완벽하진 않지만 평균 이상의 기준을 충족하는 시계라고 판단 됩니다. 금액대가 다소 사악해졌지만 8.2mm라는 거의 오리지날과 흡사한 두께를 구현하기 위한 비용으로 생각한다면 저렴한 금액차일 것입니다. 울트라씬 오토메틱 스포츠시계가 이 금액이라면 오히려 너무 저렴한 시계가 아닌까 싶습니다.
타임코리아JR 김피피의 워치 매거진
궁금증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남겨주시면 확인후 회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작사에 대한 질문은 정책상 삼가 부탁드립니다.
저는 소매업을 하고있습니다. 샘플 구입에 대한 문의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텔레그램 @watchd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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