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23
오늘도 저는 바쁘기 때문에, 그냥 생각나는대로 주절주절 써보겠습니다.
연말이네요. 좋은 한 주 되시고 해피크리스마스 되세요!
저렴한 오토메틱시계들은 어떻게 그 가격을 만들어내고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6~8진동의 범용 무브먼트가 들어가고 각이 죽을 정도로 둥글거나 너무 날카로운 마감이 들어가는 그것들 말입니다.
그리고 100만원 이하 아니, 10만원 전후의 오토메틱 시계들과 100만원대 그리고 300만원대,
나아가서 1000만원 이상 고가의 명품시계들과는 대체 브랜드카피 외에 어떤 요소들이 있기에 이렇게나 금액이 차이나는 건지 궁금하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시계의 세일 프라이스를 들을때 와닿는 느낌은 사실 간단한 것입니다.
같은 메탈시계에, 같은 8진동에, 같은 사파이어크리스탈에, 같은 형태의 디버클에.
도대체가 10만원짜리 오토시계와 1000만원대 오토시계의 차이점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런식이죠.
10만원대 패션 오토메틱 시계의 사양
일제 미요타 M9015 적용으로 무브먼트 진동수 8진동, 초침 해킹기능 지원, 오토와인딩 지원
사파이어크리스탈 적용으로 스크래치 내성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혹은 가죽 밴드)
5기압 혹은 10기압의 방수성능 제공
1000만원대 명품 오토메틱 시계의 사양
자사무브먼트 적용으로 진동수 8진동, 초침 해킹 및 퀵체인지기능과 오토와인딩 및 항자기성 부품 사용 등
사파이어크리스탈 적용으로 스크래치 내성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혹은 가죽 밴드)
5기압 혹은 10기압(혹은 30~50기압의 방수성능 제공)
이렇게 놓고보면 사실 브랜드네임 외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생각 할수도 있죠. 굳이 차이점을 찾으라면 특정 브랜드 오토메틱 무브먼트의 경우 항자기 소재가 들어간다거나, 일반적으로 여러 자세차에서 일정한 오차를 보이는 크로노미터 인증이 된 인하우스 무브먼트라는점 등인데. 이게 시계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 가치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해석의 과정에서는 많은 몰이해와 오해를 동반하게 됩니다. 왜냐구요? 시계는 공산품이자 동시에 예술품이기 때문입니다. 설계, 디자인, 그리고 최종적으로 초정밀 마감이 동반되는 초정밀 기계입니다. 게다가 각 시계별로 고유한 디자인이라는 주관적인 해석요소가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매니아가 있는 '자동차'취미에 비교했을때 비교도 되지않을 정도로 정밀한 취미입니다. 시계 매니아들이 초침, 다이얼 소재의 1mm면적에 대한 감상을 늘어놓고있는 꼴을 보면 자동차 매니아들은 뒷통수를 부여잡고 쓰러질 겁니다. 이보다 더욱 정밀한 것들요? 전자제품(반도체)가 있겠지만 우리가 반도체 부품을 뜯어서 회로가 어떻게 되어있고 메인보드가 어떻게 디자인 되어있는지 감상하지는 않지 않습니까?
우리 삶에서 시계취미보다 더 작고 정밀하고 귀여운 취미는 아마 없을 겁니다. 이미 사양산업으로 종말을 맞이하던 사업이 기호아이템으로, 사치품으로, 말 그대로 인간만이 가지는 본질적인 휴머니즘적인 요소들 몇 가지와 뒤섞여서 멋지게 부활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각 시계별 소재, 마감, 색상, 사이즈등의 차이에 매우 민감합니다. 동시에 각 요소들은 트랜드를 가지고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양상을 띄고있습니다. 그래서 시대별로 추구하던 정석 마감이 다르고, 정형화된 소재와 마감방식으로만 만들어지지 않고 수 백 수 천가지 종류의 소재와 마감이 뒤섞여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로인해 글로 쓸 땐 똑같은 사양이라고 할지라도 현실에서는 전혀 다른 소재인 경우도 많습니다.
10만원짜리 패션시계의 사파이어유리
1000만원짜리 서브마리너의 사파이어유리
이 둘은 같은 '사파이어 글래스'라고 표기하지만 전혀 다른 품질의 글래스가 들어갑니다.
여기까지 이해가 되셨다면 반은 왔습니다.
시계는 하드웨어 사양만으로 비교할수 없습니다. 예를들어 50만원대 마이크로브랜드 시계사양이 100기압 방수가 되고, 8진동 무브에, 사파이어유리가 들어가고, 폴딩 디버클이 들어간 메탈 밴드가 들어간다고 할지라도 이 시계가 서브마리너보다 좋은 시계라고 할수는 없습니다.
단순하게 하드웨어 성능비교를 하는 데스크톱이나 스마트폰같은 제품들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시계 비교를 사양표로 하는 오류투성이의 어리석은 행동을 우리는 멈춰야만 합니다. 그렇다해서 추상적인 무엇인가를 좇으라는 말은 아닙니다. 엄연히 해법이 존재합니다.
해법이 뭐냐구요?
저가시계나 브랜드시계의 시계품질을 1:1로 비교 했을때 어떤 것이 고급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답안지가 바로 명품시계입니다. 해당 소재 끝판의 마감과 표현력을 알고싶다면 해당 소재를 사용하는 명품시계를 참고하면 됩니다. 똑같은 316L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왜 명품시계의 스틸이 더 부드러운 질감, 은은한 광택, 촉촉한 모서리 마감, 그리고 궁극적으로 디자인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집중시켜 시계를 조화롭게 지탱하고있을까? 이런 의문을 통해서 우리들은 저가시계들의 소재와 마감의 추구점을 헷갈리지 않고 짚을수 있습니다.
CPU나 GPU, 스마트폰 비교하듯 하드웨어 사양을 적나라하게 늘어놓고 비교하는건 완전한 동급 사양의 시계들끼리가 아니라면 필연적으로 오류를 동반합니다. 이를 통해 브랜드간의 하극상이 일어나는 경우도 마이크로브랜드에서는 특히나 비일비재한 일인데, 결과적으로 더 좋은 소재와 뛰어난 마감을 추구하는 시계브랜드가 단순히 '서류상의'스펙만으로 짓이겨지는건 비극입니다.
같은 스테인리스스틸 밴드라도 어떤 것은 1만원이면 만들고, 어떤 것은 50만원으로도 만들기 힘듭니다.
이 포스팅 하나로 모든 경험과 정보를 담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시계스펙을 하드웨어 사양으로 속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고 여러분들이 점진적으로 쌓아나갈 경험을 안목으로 채워나가기 시작 하신다면 스펙을 하드웨어로 속단한 멍청이들보다 훨신 앞서나갈 것입니다. 장담합니다.
오늘 포스팅의 마무리는 '하극상' 제대로 하고있는 브랜드 하나를 소개하면서 마치겠습니다.
50~150만원으로는 구현하기 힘든 스위스제 명품시계들의 마감과 소재에 대한 이해가 확실한 독립제작자의 시계입니다.
모델당 50피스씩 한정판매하고, 실구매가격이 300만원대 초반에 위치하고있지만 그 외판의 품질은 가히 기천만원대 명품시계에 밀리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범용 에타무브먼트를 수정도 없이 집어넣었으면서 어떻게 300만원 이상의 금액을 청구하고있는지 목도하십시오. 무늬만 '하극상'이라면서 짝퉁시계보다도 품질이 못하고 비싸기만 한 마이크로브랜드 시계로 눈을 버리지 마세요.
그들 50~150만원대 마이크로브랜드 시계들보단 짝퉁시계가 명품시계 소재, 마감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뛰어날 겁니다.
300만원 초반으로 기천만원대 시계들을 하극상하는 마이크로브랜드 Laventure 꼭 들러서 감상해보세요.
현재 마이크로브랜드나 레플리카시계 제조사들의 향후 방향성은 이와같이 되어야할 것입니다. 물론 이 브랜드의 흥망성쇠는 알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고있는 미나세시계가 오메가의 몇몇 모델을 오마쥬하고도 별반 경쟁력을 갖지 못했던걸 생각하면 오히려 좀 더 작은 규모의 이런 브랜드들이 장기적으로 가능성이 있을것 같기도 하네요.
타임코리아JR 김피피의 워치 매거진
궁금증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남겨주시면 확인후 회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작사에 대한 질문은 정책상 삼가 부탁드립니다.
저는 소매업을 하고있습니다. 샘플 구입에 대한 문의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텔레그램 @watchd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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