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타임코리아 파프리카입니다. 오늘 출근중 보관함 구석에 잠자고있던 흰색 불회계 뚫어시계가 눈에 띄어서 촬영도할겸 가져왔습니다.
기계식 시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펀딩사이트에 희안한 뚜르비옹시계가 등장했죠. 바로 ETA 뚜르비옹 시계 이야기입니다.
시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다보면 어떤 종류의 시계들이 있는지 공부를 하게되는데, 모두가 찬양일색을 하는 뚜르비옹무브먼트까지 눈이 닿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기계식 시계 기술의 결정체, 중력의 지배자 뚜르비옹. 딱 여기까지만 공부하면 뚜르비옹은 수 억 원대의 시계라는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ERA의 마케팅은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얕은 시계지식을 가진 유저들은 뚜르비옹을 억대 시계라고 생각 하는데, 이 ERA시계의 리테일 가격은 고작 1499$ 한화로 180만원정도밖에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 포스팅의 제목은 'ERA시계를 사지 말아야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ERA시계를 사면 안되는 이유가 바로 '비싸서' 입니다.
아니 방금까지 저렴하다고 하지 않았냐고요? 여기서 중국 씨굴사의 뚜르비옹 시계를 보겠습니다.
씨굴사는 초저가 뚜르비옹시계를 양산하는것으로 시계 매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합니다.
이 시계들의 금액은 얼마정도일까요? 200만원? 300만원? 아닙니다.
이 시계들은 통상적으로 1000$ 이내로 구입할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새제품 기준500~700$)
그런데 이 시계회사는 자사 시계를 제작하는데에만 이 무브먼트를 활용하지 않습니다. 이 회사는 무브먼트를 판매합니다. 서브마리너 오마쥬브랜드로 세계적으로(?)유명한 한국의 시계제조사 TISELL에서도 이 씨굴무브먼트를 구입해서 시계를 만들어 판매했죠.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티셀뚜르비옹의 이야기입니다. 이 티셀 뚜르비옹 역시 1000$을 넘지 않는 착한 금액에 형성 되어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ERA 스켈레톤 뚜르비옹시계의 가치는 어디서 찾아야하는 걸까요?
스켈레톤이라서 비싸다? 그럴수도 있겠지만, ERA의 스켈레톤 플레이트는 핸드 인그레이빙이 아닌 기계가 찍어낸 형태의 플레이트로 굉장히 저가의 플레이트가 적용 되어있습니다. 심지어 핸즈는 베이크 블루핸즈가 아니라 페인트 블루핸즈가 들어갔죠. 가죽밴드는 소가죽에 카이만+엘리 그레인 되어있는 5천원이나 할까 의구심이 드는 말도안되게 조잡한 밴드가 적용 되었고요. 모든 사양이 10만원짜리 패션시계 수준인데, 유일하게 무브먼트만 씨굴 뚜르비옹무브먼트가 들어갔을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시계 품질이라는 관점에서 보았을때 ERA라는 브랜드벨류를 보더라도, 판매하고있는 프로메테우스라는 시계의 품질을 보더라도 1499$이라는 금액은 납득하기 어려운 금액입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ERA시계의 구입을 고민하고있는 분이 계시다면, 구입하지 않으시는게 좋겠습니다. 적극 만류하고싶습니다. 차라리 티셀 뚜르비옹을 구입 하시는걸 권해드립니다.
자 그런데 여기까지만 얘기하면 좀 식상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오늘 가져온 불회계 뚫어시계를 좀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시계는 오래전에 출시해서 한창 인기를 구가하다가 단종직전 한화 40만원 전후로 유통될정도로 떨이를 하면서 현재는 단종된 시계입니다. 원본 모델은 브레게 클래식 컴플리케이션 ref.5307입니다만 모듈의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정가품은 쉽게 구분할수 있습니다. 다만, 진짜 뚜르비옹 무브먼트가 들어갔다는데에 의미가 있을 뿐입니다. (게다가 종전의 떨이가격은 굉장히 저렴했다.)
씨굴사의 뚜르비옹 무브먼트를 활용하여서 시계를 만들었습니다. 12시방향의 서브다이얼이 시침, 그리고 장침이 분침입니다. 초침은 뚜르비옹 모듈이 대신하고있습니다. 돌아가는걸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메인페이스 전체에는 기요쉐가 압권입니다. 5307의 경우 39mm사이즈인데 이 시계는 41mm사이즈로 직경도 2mm 더 큽니다. 그만큼 기요쉐가 더 넓게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훨씬 화려해보일수 있겠습니다만, 이런 클래식한 시계들은 요란할수록 싸구려느낌이 나죠.
316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베이스에 코인케이스까지 브레게를 흉내 냈습니다만 마감적인 부분은 2~3세대급 시계이다보니 접합부와 상부 면마감에서 다소 깔끔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긴 합니다. 브레게는 메이저 제조사들이 카피를 잘 안하려고 하는 시계인데, 그 이유가 저 코인케이스와 너무나도 복잡하고 빽빽한 길로쉐 다이얼 때문입니다. 각도까지 깔끔하게 구현하기가 상당히 까다롭거든요. 근데 비교적 최근인 4세대때 출시되었던 라트레디션보다 케이스 마감이 더 깔끔합니다. 라트레디션은 세대에 비해서 조금 더 떨어지긴 했습니다만. 어쨋든 라트레디션도 같이 가져왔기 때문에 조만간 같이 또 한번 다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레플리카 뚜르비옹 시계들의 금액은 600~800$정도에 형성 되어있습니다. 무브먼트 비용을 제외하면 그냥 일반적인 레플리카시계를 만드는데 필요한 비용정도만 딱 청구하고있는거죠. 그정도로 봐주시면 크게 불만사항은 없을것 같습니다.
시침이 위치하고있는 서브다이얼에는 디테일하게 각인도 해놓았네요. 발라놓은건지 파놓은건지는 정확하게 식별하기가 힘듭니다만, 어쨋든 사이즈가 2mm 커진 만큼 디테일은 놓치질 않았군요. 어휴 사진으로 보는데도 눈이 아프네요...... 어쨋든 판마감은 감상할만한 거리들이 많이 있는것 같습니다. 천천히 보시면서 재미를 찾아보세요.
다음은 대망의 뚜르비옹 모듈입니다. 레플리카뚜르비옹들이 이런 문제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유통과정에서 모듈에 이런 변색이나 데미지가 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물론 정품 뚜르비옹도 수공으로 하다보니 이정도로 크롭해서 보면 모서리같은데 조금씩 손이 간 흔적들이 보이기도 하지만, 이 모듈은 100% 공산품이기 때문에 그런요소 없이 깔끔하게 만들어지면 참 좋을것 같은데, 무브먼트 부품에는 좋은 도금을 하지 않다보니 유광부가 아닌 무광부 도금마감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조립과정에서 부품에 데미지를 입는 경우도 많고요. 이건 뚜르비옹 레플리카시계를 즐기려면 어느정도 감수해야하는 부분이긴 합니다. 모듈 뒷쪽까지 훤히 보이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있네요.
진동수는 6진동입니다. 핵기능은 없습니다. 셀프와인딩 무브먼트입니다. 그래서 5307 오리지날과 달리 뒷백에 로터가 없고 인그레이빙 데코가 되어있는 플레이트가 있습니다. 이렇게요.
시계 아랫부분을 뚫어놓은거는 전면 뚜르비옹 모듈을 통해서 뒷부분을 볼 수 있게 씨스루 해둔 겁니다. 귀엽죠.
인그레이빙은 깊이감이 부족하고 빼곡하지 못해서 정교한 느낌은 별로 안 듭니다. 그냥 되게 복잡해보이기만 합니다.
오늘은 ERA(에라)의 프로메테우스 스켈레톤 뚜르비옹과 티셀 뚜르비옹, 씨굴 뚜르비옹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해보고 제가 소장하고있는 레플리카 뚜르비옹시계도 한 점 리뷰해보았습니다. 정리해드리자면, ERA시계는 구입하지 않으시는게 좋습니다. 10만원짜리 패션시계 수준의 외판 마감에 무브먼트만 씨굴 뚜르비옹무브먼트를 넣어놓고 너무 비싼 금액을 청구하고있는 브랜드입니다. 브랜드 역사성이나 독자적인 아이덴티티 그 어느 곳에서도 그 금액에 합당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되지 않습니다.
더불어 이 시계는 이제는 생산도 중단되고 재고도 품절되어서 더이상 구할수 없는 시계가 되었습니다. 제가 업자가격으로 구입할때 30만원 중반대로 구할수 있었던 모델입니다. 악어가죽밴드는 별도로 얻어서 장착했고요. 흥미가 있으신 분들도 이건 살수가 없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타임코리아JR 김피피의 워치 매거진
궁금증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남겨주시면 확인후 회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작사에 대한 질문은 정책상 삼가 부탁드립니다.
저는 소매업을 하고있습니다. 샘플 구입에 대한 문의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텔레그램 @watchd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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