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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리뷰 Watch Review

한국의 얼은 이게 오리지날이지. 파쇼의 신작 페라몽 일출! 가벼운 선물용 패션시계로 세이코, 티쏘보다 이게 좋습니다.

by 타임코리아 2023. 2. 9.

 

 

친한 지인께서 선물을 하나 주겠답니다. 그런데 시계라네요? 저한테 시계선물을 준다니 혹시 좋은건가 했더니 처음보는 시계입니다. 페라몽. 일출이라는 작품이고, 무려 메이드인 코리아! 한국제품이네요. 패션시계인데 금액이 10만원대 중후반입니다. (메탈버전은 20만원 가량) 쿼츠구요. 그런데 다이얼이 굉장히 독특합니다. 이거 만져보니까 꽤 괜찮아요. 아쉬워서 고치면 좋을만한 요소들도 많이 보입니다. 그럼 좋은점, 나쁜점 어떤게 있는지 한번 살펴봅시다!

 

 

사진만 봐서 감이 잘 안오실수있겠죠? 직경이 무려 43MM입니다. 슈퍼빅사이즈시계네요. 사양이 재밋습니다. 일반적인 썬레이판이 아니라 위에 큼직한 조형물이 하나 얹혔습니다. 작품명 일출 이랍니다. 동해바다 일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일출 하면 떠오르는 붉고 강인한 인상이 아니라 블루와 실버의 차갑고 살을 애리는 느낌의 디자인입니다. 푸른색 코팅된 조형물은 커브면에 앵글라쥬 처리를 해서 화려함을 더했습니다. 격벽까지 청색이고, 실제 나사로 고정해둔건지는 모르겠지만 네 개의 나사가 기계미를 더해줍니다.

다이얼 인덱스는 가격의 한계로 인해서인지 아쉽게도 입체감 없는 블랙 인덱스 코팅 되어있고, 구조물이 포커싱하는 4시와 8시 인덱스는 책 펼쳐놓은것처럼 휘어있는 로마자 인덱스가 도장 되어있네요. 다이얼 밸런스는 훌륭합니다.

 

 

직경이 43mm인데 두께가 기형적일정도로 얇습니다. 넓고 얇은 시계가 주는 독특한 착용느낌이 있습니다. 황금샷으로 봤을때의 느낌은 이렇습니다. 브레이슬릿이 독특한데, 핀 방식으로 고정하는 316L강철인데 러그와 클래스프 너비가 같습니다. 마치 브라이틀링의 어벤져2 GMT 모델들의 유광 메탈 브레이슬릿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굉장한 사이즈의 브레이슬릿입니다. 재미난건 2열 인터키트가 뱀 비늘처럼 정렬되지 않고 윗부분이 서있는것인데요. 구조적인 문제이긴 한데 워낙에 큰 시계이다보니까 심심하지 않고 좋네요. 폭은 측정해보지 않았지만 22-20쯤 되어보입니다. 케이스랑 사출한곳이 다르네요. 케이스는 국내생산이고, 메탈 브레이슬릿은 원산지 불명입니다. 적어도 같은 곳에서 만든 물건은 아닐것 같습니다. 사진에서 유독 색상이 다르게 촬영 되었는데 실제로 빛을 받았을때 소재가 반사하는 색상도 미묘하게 다릅니다. 다만, 그런것 치고는 크게 유격 단차없이 시계에 딱 맞게 들어갑니다.

 

 

저가의 패션시계 답게 스냅백방식이고, 각인에서도 알 수 있듯 사파이어크리스탈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완제품 10만원대(가죽밴드 기준) 시계에 사파이어크리스탈까지 넣어주고, 독특한 다이얼을 즐길수 있도록 한 것은 확실히 저가 시계시장에서 메리트가 있지 않을까? 생각 해봅니다. 사실 10만원대라고 한다면 구입할수 있는 시계가 패션시계정도로 한정되고, 브랜드시계는 사실상 구입하기가 힘들거나 어떻게 할인하고있는 브랜드 시계를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초저가형 기계식 무브가 들어간 시계뿐인 금액이라, 차라리 말썽 걱정 없는 쿼츠무브에 화려하고 포인트있는 디자인 워치를 찾는 젊은층 입문자분들 혹은 이 일출이라는 한국적인 발상에서 시작된 디자인(물론 시계라는 종의 특성상 한국 브랜드가 디자인의 역사성까지 오리지날 100%를 주장할순 없지만......)의 시계를 저렴하게 즐겨보고싶으신 분들께 사파이어크리스탈은 땡큐지요.

 

 

브레이슬릿은 유광에 핀방식의 깡통타입 브슬이지만 무게는 묵직합니다. 클래스프는 양방향 버튼식 버터플라이 디버클인데 파쇼나 페라몽 각인같은건 없는 민짜 상태의 클래스프입니다. 조작감은 나쁘지 않습니다. 알리같은데 판매하는 저가형 브슬들 중 비슷한 사양의 브슬들이 있을텐데 이정도 브슬을 구입 하려면 최소 7~8만원 이상은 치러야할 겁니다. 낮은 금액을 위해서 완전히 싸구려 옵션으로 시계를 구성하지 않았습니다.

 

 

구성은 이런 박스와 품질보증서가 포함되어있군요.

대륙시계들도 이정도 포장 신경써주면 참 좋을텐데 말입니다.

시계에 대한 소개는 이정도로 간단하게 마무리하고, 제가 이 시계를 보면서 느낀 아쉬운점. 이렇게 만들었으면 훨씬 좋았을것 같다 라는것들을 좀 얘기 해보겠습니다. 그 전에, 우선 이 시계의 단가를 미리 말씀드리지 않을수 없습니다. 가죽스트랩 시계가 15만원이 채 안되는 금액입니다. 메탈시계 가격이 20만원 극초반대입니다. 사파이어유리에 어느정도의 방수성능이 있으면서 아이코닉 디자인을 하나 가지고있는 패션시계가 이정도 금액이라면 정말 나쁘지 않은 금액입니다. 다만, 그건 소비자 입장에서고 제조하는 입장에서는 이 금액은 족쇄같은 것입니다.

단가를 비싸게 올리면 당연히 제품 품질이 좋아질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되었든 박리다매를 위해 품질을 어느정도 포기하면서도 최대한의 실리를 찾아먹자 하는 관점에서, 이 제품이 이렇게 나왔으면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을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평소에 국산 패션시계들을 보면서 했었던 생각들도 조금 얘기 해보겠습니다.

 

 

시계의 특장점은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있다는 것입니다. 이 시계가 어떤 시계를 연상한다 라는건 패션시계 영역에서는 아무의미 없습니다. 어차피 소재부터 완전히 원본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지요. 우선 파쇼라는 뼈대있는 한국회사의 전통, 그리고 일출이라는 시계의 아이콘 포인트. 그리고 균형잡힌 디자인. 여기까지는 완벽합니다. 그런데 저는 두 가지 너무나도 아쉬운 요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문제점

만약 이 시계가 40mm시계였다면 모든게 달라졌을 겁니다. 조금 더 나아가서 39mm정도였다면? 대단했을 겁니다. 쿼츠무브먼트는 두껍지 않죠. 폭이 그렇게 넓지도 않습니다. 시계 디자이너께서 어떤 생각으로 43mm사이즈를 채택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사이즈는 부담스럽습니다. 그리고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도 좀 더 어려워집니다. 넓은 다이얼을 어떤 시각적인 포인트들로 커버할것인지에 대한 숙제가 생겨버리기 때문이죠. 그런데 저 푸른 구조물 플레이트 표면에 가로 헤어라인 이외의 그 어떤 장식도 되어있지 않습니다. 굉장히 넓은 면적임에도 불구하고 텅 비어있습니다. 그래서 시계를 멀찍이서 바라봤을땐 '이야, 저 시계 독특한걸? 앵글라쥐 뭐야?' 이런 생각이 들다가도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일면 흔히 대형마트를 돌아다니며 스쳐보는 금은방 진열대에 장식된 저가 패션시계들의 그 느낌을 가진듯 보이기도 합니다.

만약 43mm케이스를 고수해야하는 상황이었다면, 베젤 너비를 넓히더라도 다이얼 내경을 더 좁혔어야했다고 생각 합니다. 물론 다이얼이 더 작아지면 저 푸른색 조형물의 디테일도 더 요구될수 있겠지만, 현재 시계바닥의 트랜드가 다시금 작은 시계로 돌아서고있다는걸 감안했을때, 매니아들에게 좀 더 나은 평을 받기 위해서는 조금 더 작게 만들었었어야 했다고 생각됩니다.

 

 

두 번째 문제점

핸드입니다. 케이스 외경과 내경이 비정상적으로 크다보니 40mm정도였다면 풀핏이었을 핸즈가 따로 놉니다. 어설프게 블루페인팅해서 베이크블루핸즈 흉내를 안 낸 것은 훌륭한 선택이었지만, 직경이 이렇게나 넓은 시계의 시분초침 끝라인이 너무 짧습니다. 내경을 좁히거나, 혹은 초침이 끝까지 나가도 좋으니 더 길어졌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이 시계가 40mm에 시분초침이 좀 더 긴형태로, 현재의 품질 그대로 비슷한 금액에 출시되었다면 너무 감동했을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쉽지만 두 가지 문제점들이 그냥 가성비좋은 시계 정도로 결론내리게 하네요.

 

총평!

> 그래도 구입/선물할만 합니다.

정리하자면 파쇼라는 뼈대굵은 한국 시계브랜드에서, 10중후반~20극초반 쿼츠 패션시계를 출시했습니다. 동해바다 일출을 모티프로 삼아 독특한 구조의 다이얼로 굉장히 균형감있게 잘 만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치수와 핸드길이들이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계는 기존에 성공했었던 시계들의 법칙을 여러 개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휘몰아쳤던 큰사이즈 시계에 대한 남은 수요들도 챙길수 있겠고, 무게도 상당해서 쿼츠 패션시계 찬 느낌보다는 얇은 오토시계를 찬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이기도 하네요. 착용감 자체는 부로바 아큐트론같은것도 좀 떠오르고요.

이 디자인이 마음에 드신다면 하나 구입하셔서 편하게 착용하셔도 좋을만한 시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연히 땡전 한 푼 협찬 받은바 없습니다.)

 

 

 

 

 

 


타임코리아JR 김피피의 워치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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