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바젤페어에서 굉장히 멋진 신형 롤렉스시계가 발표 되었습니다. 가장 밝은 가운데부분부터 가장 어두운 다이얼 가장자리까지 그라데이션 처리 되어있는 그린 옴브레 다이아몬드 인덱스 다이얼이 적용 된 금통 데이데이트 36입니다.
조막만한 다이얼에 1956년도에 최초로 만들었던 데이 윈도우를 꽉 채우는 전체 날짜 스펠링을 새겨넣은 형태의 데이데이트는 2020년에도 그대로 롤렉스 데이데이트의 코어디자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12시 양각 인덱스가 생략 되었지만 롤렉스의 크라운 로고가 있기도 하고 데이 윈도우 자체가 면적이 넓기 때문에 오히려 공간이 꽉 찬 느낌이 듭니다.
옴브레 다이얼이 무슨 말인가 싶죠? 그라데이션 다이얼입니다. 선레이 다이얼도 그라데이션이고, 색상이 변화하는 각종 형태의 그라데이션 다이얼을 옴브레 다이얼이라고 롤렉스에서 공식적으로 표기하고 있는것 같네요. 그런데 이번 모델은 테두리가 짙은 어둠으로 드리우는 방사형 선레이 다이얼이 적용된 모델로 굉장히 유니크해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시계 취미를 하는 분들께는 방사형으로 끝까지 균일한 색상이 퍼져나가는 선레이 다이얼에 익숙해져있으실텐데, 이 시계같은경우는 썬레이 빛이 가장자리로 가면 갈수록 암부에 먹혀 사라져버리는 굉장히 독특한 느낌을 주는 처리가 들어간 시계입니다.
저는 이 모델의 다이얼을 보면서 마치 스탠드업 코미디같은 토크쇼에서 사용하는 벨벳 소재의 커튼같은 느낌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은은한 스포트라이트 중앙에서 초록색과 가장 궁합이 좋은 금색의 타이프, 인덱스 핸즈들이 춤을 추듯 배치 되어있어서 굉장히 세련되고 묵직하게고 '얕볼 수 없는 자존감 높은 시계'와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요. 오리지날 시계를 보면 정말 기가막힙니다. 한번 보세요. 두 가지 색상이 동시에 존재하는 깊이감있는 다이얼에 당장이라도 유리를 뚫고 나올 것 같은 근사한 대비감을 주는 황금색의 타이프들과 번쩍이는 다이아몬드들을요.
롤렉스가 사용하는 초록색상은 단순한 초록색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초록색은 바로 롤렉스의 시그니쳐 컬러입니다. 때문에 헐크서브마리너도, 녹금 데이토나도 굉장한 프리미엄이 붙는 인기작들입니다. 롤렉스를 갖는 일은 일반인들에겐 굉장히 귀한 이벤트입니다. 그런데 롤렉스의 '그린'을 갖는다는건 더더욱 특별한 일이겠죠?
하지만 이 출시에 입을 떡 벌리고 감상을 해놓고도 레플리카로 볼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가장먼저 들었던게 사실입니다. 도저히 나오기 힘들 것 같은 디자인, 품질...... 공감하시죠? 근데 이게 나왔더라고요. 그것도 무명 제조사가 아니고 가성비 금장모델을 기가막히게 뽑아내는 나름 메인스트림 제조사 이름을 달고요. 땡겨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같이 보시죠.
브라보! 다이얼 질감이 예술입니다. 촘촘한 입자감에 롤렉스의 옴브레 다이얼과 명암도 크게 차이나지 않아보입니다. 물론 오리지날의 투컬러 다이얼이 구현 되지는 못했기에 앞선 그린서브마리너때도 지적했던 청초록색상이 구현되지 못한 부분은 아쉬운 점입니다. 하지만 언급하였듯 이 제품은 최고품질/최고가격을 지향하는 시계가 아니라 굉장히 저렴한 시계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장난감을 구입한다고 생각하고 구입한다면 이만한 장난감이 없다 싶을정도의 금액대입니다. 상당 만족도를 주네요. 하지만 아쉬운 부분들이 더 보이니까 밑에서 조금 더 살펴봅시다.
제조사 얘기를 해볼까요. 제조사는 데이데이트 36mm모델에 대한 제조력이 굉장히 오래 되었습니다. 10년도 넘게 데이데이트 36을 만들고 있죠. 하지만 A2813을 사용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발생할수 있는 가장 유력한 문제점은 데이/데이트 디스크의 탈락입니다. 충격이 되었든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 디스크가 탈락하게되는 고질병이 있는 시계이므로 조작간에도, 충격에도 주의를 해야합니다. 웬만하면 자연스럽게 시간이 넘어가서 날짜와 요일이 변경되도록 두는게 좋죠. 어쨋든 기능이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 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기능이 많을 수록 고장에 취약할수 있다는 사실이 있기에 마냥 좋아할수만은 없습니다.
한 걸음 더 가까이...... 조막만한 36mm 다이얼 속으로 들어가보면 부품들이 오밀조밀 자리잡고 있지요. 일반적으로 데이저스트던 데이데이트던 다이얼 가장자리에 인덱스들이 도장 되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특수 다이얼 시계들은 인덱스 도장을 생략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디자인적인 완성도가 떨어지니는 않는데, 그 이유는 빠진 인덱스 도장 만큼 시선을 사로잡을만한 대체요소가 반드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다이아 인덱스로 훌륭하게 디자인적 공백을 메웠습니다. 물론 카피시계는 큐빅에 도금 인덱스지만, 오리지날은 진짜 다이아, 바게트 다이아몬드를 세공해놓은 귀금속 인덱스들이 들어갑니다.
몇 가지 단점을 발견할수 있었는데 첫 번째로 선레이 색상의 차이입니다. 오리지날 그린의 경우 황녹색과 청녹색이 공존하는 굉장히 오묘한 투컬러 다이얼인데 카피의 경우 황녹색만이 존재하는 다이얼입니다. 하지만 입자감이 굉장히 부드럽고 암영부의 표현력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실물이 너무 고급스러워서 색상의 차이가 크게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그보다 조금 더 지적할만한 부분은 타이프들의 색감과 두께감 부재입니다. 오리지날의 경우 샛노란 입체적인 가루 질감의 골드 타이프가 들어가지만 레플리카는 두께감이 부족한 얇은 옐로 타이프가 도장 되어있을 뿐입니다. 이 때문에 중앙에서 확 치고나오는 자신감은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두 번째는 초침 상부면의 마감 상태입니다. 마치 놋그릇 휘어놓은 것처럼 평평하지 않고 오목하게 휘어있는데, 차라리 바깥쪽으로 둥글게 휘어있었다면 단점이 가려졌겠지만 안쪽으로 휘어있어서 가까이서 시계를 빛에 비춰볼때 중앙부가 은근히 눈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글래스는 사파이어 글래스가 들어갔지만 사이클롭스는 투과율이 다소 부족한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금 색상의 경우 필드에서는 누가봐도 진짜 금시계로 느낄수 있을 만큼 옐로골드 본연의 색상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각도에서 시계를 촬영 해봤는데, 필드에서 이 시계를 아무 정보없이 마주치게 되었을때 이 아우라를 보고 손쉽게 카피를 의심할만한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 될 정도로 강한 존재감을 느낄수 있습니다. 다이얼은 단정하고, 모든 골드컬러의 표현력은 화려합니다. 원래 이 제조사가 옐로우골드 통금 도금은 근래에 도가 튼 모습을 보여주고있습니다.
베젤과 크라운 홈도 나쁘지 않네요. 물론 오리지날의 새 것과 같은 칼각의 마감이 느껴지진 않을지 몰라도 원래가 18캐럿 골드베젤이기 때문에 사설에서 소프트폴리싱을 한다거나 하면 금새 각이 죽어버리기도 하기 때문에 사실 베젤 각을 보고 데이저스트가 카피다 아니다 알아내는건 오류가 있을수 있습니다. 도금역시 골드와 마찬가지로 기스에 민감하기 때문에 기스가 좀 생기거나 하면 사실상 구분도 힘듭니다. 새것같은 컨디션에 병적으로 집착하는게 오히려 독이되는 시계일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성비라는 측면을 떼어놓고 생각 했을때 아쉬운 부분들을 짚으라면 역시 유광부 폴리싱 상태가 정밀하지 못해서 울어보인다는점이 있습니다. 멀리서봤을땐 도저히 구분이 안되는데 가까이에서 관찰하다시피 뚫어져라 보면 사소하지만 이런 요소들을 관찰할수 있는데 단순히 큰 면적만 울어있는게 아니라 홈 하나하나가 다 울어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마감적으로 조금 아쉬운 부분들을 금새 발견할수 있습니다. 이건 도금 품질이 떨어져서 그런게 아니라 스틸 마감이 부족해서 그런 겁니다. 베이스가 좋아야지 아웃풋도 좋은 건데 베이스가 초정밀가공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는 316스틸 베이스다보니 도금을 해도 그 단점들이 완전히 가려지지는 않은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 제조사가 진짜 꾼인건, 외면적에는 이런 부분들이 크게 노출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굳이 찾으라면 클라스프나 밴드 스크류인데 너무 작아서 관찰하기가 힘들죠. 사실상 필드에서 찬 걸 보고 마감적으로 구분하기 전에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들이 너무 많은 시계이다보니, 금통시계 대리만족하기에는 썩 괜찮은 시계인 것입니다.
이 가격대에서는 제일 좋은 클라스프 마감도 제공되고있습니다. 참 재밋는 모델입니다.
수 천 만원짜리 시계이다보니 현실적으로 들이기 힘든 분들이 많아서 이 제조사가 만들고있는 데이데이트 금장모델을 가성비 쪼로 구입해서 착용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정말 가격을 생각하면 엎드려 절하고 착용할만한 시계들인데다가 이번 포스팅의 그린 같은경우 다이얼의 도장 품질도 훌륭해서 상당한 만족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장시계의 특성상, 그리고 최고품질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많은 유통이 되지는 않겠죠.
군데군데 마감도 부족하고 브레이슬릿도 가볍고 해도 저는 정말 좋아하는 제품군입니다. 이런저런 단점들이 있는데 포용할수 있는 분이라면 정말 높은 만족도로 착용할수 있는 도금시계라는 생각입니다. 😋
타임코리아JR 김피피의 워치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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